위니펙에서의 첫 1주일 시작!
첫 주에는 여유가 좀 있었다. 오리엔테이션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도 했고, 매년 9월 첫 번째 월요일이 노동절이라 호스트패밀리와 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다.
그 기간 동안 시차와 새로운 공간에 적응도 하고, 홈메이트와 친해지고, 호스트패밀리와 대화를 하거나 장을 보러 나가기도 했다.
1. 날씨
9월 첫주 위니펙은 날씨가 정말 좋다. 햇볕도 너무 예쁘고, 해도 한국보다 늦게 진다. 내 기억으로 저녁 8시 10분쯤 되었을 때 뉘엿뉘엿 해가 지곤 했다.
햇빛에 비해서 기온 자체는 낮은 편이라, 반팔이나 반바지까지 입을 날씨는 아니다. 긴팔 티나 맨투맨 정도가 적당했다.
날씨가 정말 좋을 땐데, 반지하 방이라 햇볓을 많이 못 느낀 게 아쉽다.
2. 집
캐나다는 땅이 넓어 아파트보다 주택이 더 발달돼있다. 건물도 신식보다 구식이 더 많고, 오래된 건물을 조금씩 보수해 가며 유지한다. 내가 배정받은 집은 (반) 지하 1층, 지상 1층의 건물이었다. 듣기로는 몇십 년은 족히 지난 오래된 건물이다. 호스트 가족은 필리핀 분들이셨는데, 내부 인테리어에서도 그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집이었다.
학교까지 버스로 40분 정도 걸리는, 꽤 안좋은 조건의 집이었다 ㅋㅋㅋ.. 다행히 버스 정류장이 집 바로 앞에 있었지만, 배차 간격은 최소 10분에서 길게는 30분까지라 강제 미라클모닝을 실천해야 했다. (캐나다의 버스 스케줄은 정말 지멋대로라 무조건 여유 있게 나와야 한다!)
지하에 홈메이트와 내 방 (총 2개)이 있고, 화장실 한개를 둘이 나눠 썼다. 방 건너편에 세탁방이 있어 세탁기와 건조기를 각자 자율적으로 돌릴 수 있었다. 지하에 작은 바도 있고 노래방 기계도 있었는데, 쓸 일이 진짜 없었다. ㅋㅋㅋㅋ...
방에는 꽤 큰 침대와 이부자리가 있었고, 책상은 아담했다. 원래 있던 붙박이 장 문을 떼어낸 공간이 있었다. 낡은 서랍형 옷장과 옷걸이를 사용했고, 호스트패밀리에게 10개 정도의 옷걸이를 받았다. 조명은 총 2개였는데도 좀 어두운 편이었어서, 가져온 스탠드를 요긴하게 잘 썼다.
9월이었지만 지하라 그런가 방이 꽤 쌀쌀해서, 수면바지와 후리스를 주로 입었다. 구조적으로 난방 시설은 딱히 없어서 각 방에 마련해 주신 작은 난방기를 사용했다.
이렇게 쓰고 보니까 꽤나 불우해보이는듯...? 하긴 한국 집과 비교하면 시설적으로는 안 좋은 환경이었던 것 같다. ㅋㅋㅋㅋ
배정되는 집에도 개인마다 편차가 있어 모두가 이런 건 아니다. 운이 좋으면 정말 부유하고 좋은 집에 들어갈 수도 있다!
3. 짐 정리
짐은 거의 옷이 대부분이었어서 정리할게 많이 없었다. 샴푸/린스/바디워시는 안가져와서 홈메랑 마트 가서 장 보고 나눠 썼다.
09/05(월)
호스트 패밀리가 동료분들과의 피크닉에 초대해주셨다. 필리핀에는 음식을 집에서 잔뜩 해가서 다 같이 모아놓고 즐기는 문화가 있다. 한국으로 치면 명절에 온 가족이 모여서 윷놀이도 하고 음식도 나눠먹는 정도의 문화인 것 같다. 실제 가족들은 아니지만, 특히 매니토바주에 필리핀 분들이 이민을 많이 오셔서 그 커뮤니티가 상당히 단단하다고 한다. 필리핀 언어로 대화들을 하셔서 알아듣기 어려워 뻘쭘하기도 했지만 정감 있고 흥겨운 분위기가 반갑기도 했다. 대부분 시간은 홈메이트와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는데 보냈다. 이제 더 할 말이 없어 지쳐갈 때쯤 자리를 정리하셨다 ㅋㅋ
오후에 차로 다운타운 구경을 시켜주셨던게 기억난다.
09/06(화)
오전에 온라인 오리엔테이션 수업을 듣고 오후에 장을 보러 Superstore와 Walmart에 다녀왔다. 한국 음식과 일본 음식을 꽤 많이 팔아 신기했다. 허니버터칩이 특히 엄청 많았는데 한 봉지에 $4..? 정말 비싸다..
저녁에는 뷔페에 데려가주셨다. 음식은 다양했는데 간이 셌다. 후식으로 포춘쿠키를 받았는데 아기자기하니 귀여웠다.
외국에서는 아무리 다양한 음식을 먹어도,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특유의 매운 음식을 먹지 않으면 뭔가 속이 맹맹하고... 심심하다.
홈메이트는 매운 걸 정말 못 먹는 편이었는데, 호스트 패밀리가 가끔 매운걸 좋아하는 날 위해 매운 음식을 따로 준비해주시기도 했다. "SPICY"라고 적어놓으신 게 너무 귀여우시고 감사했다.
09/07(수)
집 근처 Marshalls에서 정말 저렴한 가격에 파는 맥 립스틱을 보았다. 살지 말지 몇 번 망설였는데, 정확히 무슨 색인지도 모르겠고 뭔가 중고?처럼 생겨서 딱히 사고 싶지는 않았다. ㅋㅋㅋ
오후에 호스트파더가 바비큐를 구워주셨다. 안 그래도 속이 텅 빈 것 같았었는데 고기가 너무 반가웠다. 냉장고에서 김치와 고추장, 상추를 꺼내주셔서 좀(많이) 행복했다... 역시나 간은 많이 셌다.. 많이 먹고 싶은데 많이 먹으면 안 될 것 같은 맛이랄까.. 양념 농도가 저세상 수준이었다 ㅎㅎ.. 그래도 쌈에 김치는 굿굿!!
09/08(목)
첫 등교를 했다. 수업은 없었고, 간단한 스쿨 투어와 학생증 및 교통카드를 발급받고 마쳤다.
캐나다나 미국은 각 주의 교통카드를 일정 기간씩 정액권을 끊어서 사용한다. 위니펙에서는 'peggo card'를 이용한다. 아래에 당시에 찍어뒀던 플랜 표를 첨부했다! 카드 일련번호를 홈페이지에 등록해 놓으면, 분실 시에 잔액을 보호받을 수 있다. 대신 재발급 비용은 별도..
페고카드 발급받는 게 번거로우면 세븐일레븐에서 종이로 된 일회용 교통 패스를 낱개로 구입할 수도 있다. 성인용은 개당 3불 정도, 청소년용은 좀 더 저렴하다. (솔직히 한국인들 다 동안이어서 대강 편의점에서 청소년권으로 달라고 해도 스윽 구할 수 있다 ㅎㅋㅋ.. -경험담-)
등교 첫날인 만큼 캠퍼스 굿즈를 판매하는 매장에도 다녀왔다. 규모도 꽤 있고 생각보다 물건이 다양하다. 근데 딱히 살건 없다는 느낌? 그래도 기념품 사모으는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한탕 챙기시길! 갑자기 저기 놓여있는 노트가 예뻐 보인다.. 사 올걸 ㅎㅋㅋ..
09/09(금)
등교 후 정식으로 첫 수업과 커리큘럼이 있었다. 매주 금요일에는 오전 수업만 하고 오후에는 각자 신청한 Friday Activity 수업을 듣는다. 오전 수업은 간단하게 수업 OT로 진행하고, 점심시간 이후에는 위니펙 다운타운의 Exchange District에 다녀왔다.
오후 수업 전에 새로 사귄 친구들과 학교 앞 stella's coffee에 다녀왔다. 치즈케이크에서 레몬 맛이 났던 게 기억난다 ㅋㅋ. 나는 평소에 좋아하는 차이 티 라떼를 시켰는데, 내가 생각하던 스벅의 맛이 아니고.. 정말 우유에 티백 넣고 위에 시나몬파우더 뿌린 맛! (별로였슴) 역시 케이크에는 아아. 가격은 싼 편이 아니지만, 식사도 할 수 있어서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위니펙 치고는 늦은 시간까지 열어서(밤 10시), 가끔 과제하러 가기도 했다.
오후 활동이 끝나고 근처에 있는 Smoke's Poutinerie에서 푸틴을 처음 먹었다. 알기로 캐나다에는 이렇다 할 전통음식이랄 게 딱히 없는데.. 푸틴은 그중 유명한 전통음식이라고 들었다. 겨울에 워낙 추워서, 든든하게 버티기 위해 고열량 음식을 많이 먹는다고 한다. 감자튀김에 치즈와 함께 고기나 베이컨 같은 토핑이 잔뜩 들어간다. 맛은... 짜고..기름지고...물린당 ㅎㅎㅋ 셋이서 두 개 시켜서 각각 반도 못 먹고 남겼다. 감자튀김에는 케첩이 진리인 듯!
09/10(토)
첫 주 주말! 폴로파크에 갔다가 위니펙 지역 축제인 'manyfest'에 다녀왔다.
위니펙에는 쇼핑할 만한 곳이 많지 않다. 쇼핑을 해야 한다면 대표적으로 Polo Park과 아울렛에 가게 된다.
폴로파크는 백화점 같은 곳이다. 처음엔 폴로 랄프로렌...이 하는 곳인 줄? ㅎㅎ.. 'CF'가 한국으로 치면 '이랜드' 같은 회사이고, 폴로파크가 쇼핑몰 브랜드인 것 같다. 토론토에도 있더라! 내부에 카페나 음식점도 많고, 입점되어 있는 브랜드도 다양해서 친구들이랑 쇼핑하거나 만나서 놀기 딱 좋다! 영업도 평일엔 오후 9시까지 한다.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도 꼭 들르게 되는 곳.
첫 집에서는 버스로 한 시간 정도 걸렸다. 근데 대안이 없다. 아울렛은 더 멀었닷!
오후에 다녀온 Manyfest는 9월 초에 다운타운에서 열리는 손에 꼽히는 큰 축제이다. 이틀삼일 정도 다양한 푸드트럭이랑 놀이기구를 운영한다. 해가 지고 나면 알코올 존에서 공연도 한다!
09/11(일)
'I' 성향인 나... 일주일에 하루는 죽은 듯이 쉬어야 한다.
빨래도 하고 방 정리도 하고.. 침대와 하나 되어 늘어지게 쉬었다! 캐나다에 온 지 이제 겨우 일주일이었지만 한국의 맛이 너무 그리워 신라면으로 뿌셔뿌셔 해 먹었다. 그 옆은 아마 필리핀 음식인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약간 달달한 고구마 맛? 단짠 조합이 괜찮았다.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던 첫 주 마무리~
위니펙 생활 관련해서 궁금한게 있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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